올리브영창업을 묻던 손님과 매장 앞을 다시 걸어봤다

얼마 전 네일을 받던 손님이 젤 컬러를 고르다 말고 올리브영창업 이야기를 꺼냈어요. 화장품을 좋아하고 올리브영도 자주 가니 매장을 운영해 보면 어떨까 싶다는 거였죠. 손님 손끝을 8년째 다듬으며 느끼는 건, 좋아하는 제품을 고르는 일과 그 제품이 팔리는 매장을 운영하는 일은 꽤 다르다는 점이에요. 시술을 좋아해서 네일숍을 열었다가 예약 관리와 재료비 앞에서 당황하는 경우처럼요.
네일 코너가 북적여도 매출은 따로 봐야 해요
올리브영에 가면 저도 먼저 네일 코너를 봅니다. 셀프 젤 제품, 네일 스티커, 큐티클 오일을 손에 들었다 내려놓는 분들이 눈에 들어와요. 숍에서는 손톱이 얇아져 당분간 젤을 쉬기로 한 손님이 홈케어 제품을 묻기도 하고, 여행 전에 급하게 붙일 네일을 찾는 분도 있거든요. 같은 네일 제품이라도 사려는 이유가 다릅니다.
그런데 진열대 앞에 사람이 많다고 그 상품이 많이 팔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색을 비교한 뒤 온라인 주문을 할 수도 있고, 쿠폰을 확인하다 구매를 미룰 수도 있으니까요. 네일숍에서도 사진을 오래 보는 디자인이 실제 예약으로 가장 많이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매장을 보러 갈 때는 사람이 몇 명 들어오는지만 세지 말고, 어떤 상품을 집고 다시 놓는지, 계산대에는 무엇을 들고 가는지까지 봐야 감이 잡혀요.
가맹 문의보다 먼저 확인할 네 가지
올리브영 공식 온라인몰에는 가맹점 개설문의 안내가 보입니다. 다만 문의 창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원하는 동네에 새 매장을 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가능한 지역과 점포 조건, 신규 개설 또는 기존 점포 인수 가능 여부는 회사에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창업 비용을 적어 놓은 글마다 금액이 다른 것도 기준 연도와 포함 항목이 제각각이기 때문이에요.
- 점포 자리: 출퇴근길 유동 인구와 주말 방문객이 같은지, 주변 매장과 고객층이 겹치는지
- 초기 자금: 가맹 관련 비용 외에 임차보증금, 권리금, 공사비, 첫 재고와 개점 후 운영 자금이 얼마인지
- 운영 조건: 상품 발주와 재고 부담, 행사 참여, 인력 운영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지
- 계약 조건: 계약 기간, 재계약과 양도, 중도 종료 때 부담할 비용이 무엇인지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서는 가맹점 현황과 사업자가 부담할 비용 등을 확인할 수 있어요. 숫자를 볼 때는 작성 기준 연도부터 챙기는 게 좋습니다. 이후 본사 상담에서 받은 설명과 계약서 내용이 같은지도 나란히 놓고 읽어야 하고요. 저라면 말로 들은 예상 매출보다 종이에 적힌 부담 항목에 먼저 밑줄을 그을 거예요.
매출이 커 보여도 손에 남는 돈은 달라요
숍을 운영하며 가장 자주 고쳐 쓴 숫자는 매출이 아니라 남는 돈이었어요. 하루 예약이 꽉 차도 시술 재료, 직원 급여, 임차료, 카드 수수료를 빼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상품을 파는 매장도 비슷해요. 예를 들어 월매출이 1억 원이고 판매한 상품에서 비용을 뺀 비율을 임의로 30%라고 가정하면, 계산상 3천만 원이 남습니다. 여기서 임차료와 급여, 전기료, 폐기나 재고 손실 등을 또 내야 하죠. 30%는 실제 올리브영 가맹점 수치가 아닌 계산 예시예요.
그래서 평균 매출 하나만 보고 수익을 예상하는 건 조심스러워요. 같은 브랜드라도 역 앞 매장과 주택가 매장은 바쁜 시간과 필요한 인력이 다르고, 월세 차이도 큽니다. 평일 점심과 저녁, 주말에 후보 점포 앞을 각각 걸어보면 종이에 없는 장면이 보입니다. 비 오는 날에도 들어오는 손님이 있는지, 행사 때만 붐비는지도요.
제가 손님이라면 이 질문부터 적어 갈 거예요
네일을 할 때 오래가는 색만 고르면 손톱 상태를 놓치기 쉽습니다. 창업도 마음에 드는 브랜드 이름만 보고 결정하면 운영할 사람의 조건이 빠져요. 본사에 문의한다면 저는 희망 지역에 개설이 가능한지, 초기 비용에 빠진 항목은 무엇인지, 재고와 행사 비용은 어떻게 나뉘는지부터 묻겠습니다. 기존 점포를 인수하는 방식이라면 최근 매출뿐 아니라 임대차 계약과 인수 뒤 필요한 공사도 확인할 거고요.
손님이 그날 고른 건 반짝이는 색보다 손톱에 부담이 덜한 투명한 컬러였어요. 올리브영창업도 제게는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큰 숫자보다 오래 운영할 수 있는 조건을 고르는 일. 매장을 나와서도 그 자리에 다시 서 보고 싶은지, 그때 비로소 마음이 조금 선명해질 것 같아요.
